2021년 9월 18일

하트테이블

추석 떡

파리/더반
작성자
HeartChurch
작성일
2021-09-25 22:58
조회
74


추석음식...하면 송편~~ 이 떠오릅니다. 

지난 주말에 송편으로 인한 아주 사소한 에피소스가 있었습니다. 이 일로 추석이 아닌 날들에도 송편이 자주 생각날꺼 같습니다. 

남아공에 총 두 곳의 떡 가게가 있어 비행기로 배달 되어..찾고 하는데 수고도, 비용도 많이 듭니다. 주문양도 많아야 배달이 되서 개인주문은 힘듭니다.

일 년에 한 번, 추석때만 한글학교측에서 송편(한 입에 쏙 들어가는 꿀떡과 같습니다.) 을 주문하여 각 가정에 한 팩씩 나눠 드립니다. 

한글학교 간식시간에 아이들 열 명, 어른 열 분이 맛 보기로 한 팩을 나눕니다.

지난 토요일 한글 학교 간식시간에도 그렇게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송편 네 개와 다른 간식들을 각 접시로 담아 주었고, 얼마 안 남은 송편은 어른들 식탁에 두었습니다.

나누기에도 부끄러운 이 작은 에피소드는, 평소에 자칭 떡보라고 하는 지자매님 아들 딸이 어른 테이블에 부모와 나란히 앉으며 시작되었습니다.

본인들 떡은 손을 대지 않고, 마구 어른들 송편을 먹는 아이들에게 부모나 어느 어른도 아무 말씀을 안하셔서, 그 날 간식 담당이었던 제가 "자기 접시에 있는 거 먼저 먹고 또 먹자~" 라고 말했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인 주일, 추석을 맞아 코로나로 대면예배를 꺼리시는 성도님들과 외부 손님들까지 초대하여, 예배 후 바베큐로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사모님께서 시루떡과 송편을 내 놓으시며, 테니스 경기로 식사에 참여 못 하게 된, 지자매님의 두 아들들 떡은 미리 싸서 보내 주셨다고 하셨습니다.

예배 후, 아이들을 경기장에 데려다주고 온 지자매님과 오랫만에 먼 곳에서 오신 여러 성도님들과 즐거운 식사 시간을 가졌습니다. 

식사 후.. 지자매님이 많이 남은 고기를 아이들 준다고 꾸역꾸역 여러 봉투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남은 시루떡도 봉투에 다 담았습니다.

그런 지자매님의 모습이 전 날부터 떡으로 꿈틀댔던 제 죄성을 슬슬 발동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사모님 떡이 이제 없죠?" 하고 여쭤봤고, "아.. 떡이 없어요?" 되물으시니.. 지자매님이  민망해하며 떡봉지를 풀어 나눠 주었습니다.

그 순간, 지자매님과 저와의 사이에서만 말 못할 민망함과 당혹스러움이 오고 갔습니다.

10분 후 쯤, 혼자 부엌 주변에서  정리하고 있는 지자매님에게 다가갔습니다. 능청을 떨며 지자매님을 안아주었고, 웃으면서 말을 걸었습니다. 

" 우리 떡 때문에 마음이 쫌 글타?? ㅎㅎㅎ 그쳐?"

이에 얼굴이 발그레지며 지자매님이 대답했습니다. 

"언니.. 좀 전에 제가 막 욕심 부리며 음식들을 싸고 있는데 저도 그런 제 자신이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엄마 마음은 다 똑같아여~~" 라고 대답을 하며 떡 얘기는 거기에서 마무리 지었지만,

사실.. 제가 정말 나누고 싶었던 말은 '우리의 죄성은 다 똑같아요~'였습니다...


토요일날 지자매님의 아이들을 보고, 가만히 있는 그 부부를 비난하고 있는 제 육신의 음성에 귀 기울였습니다. 동시에 스쿠르테이프 편지에서 타인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닌, 스스로 이기주의자가 되기 싫고, 그 의에 취하길 원해서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는 사람을 '비이기주의자"라고 하며 그들이 더 치명적이라고 지적하는 글도  떠올랐습니다. 제 안에 비이기주의자인 모습이 많았음을 보면서..  다시 예수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저의 죄사하심을 기억하고 제가 얼마나 큰 죄인인지 고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죄가 많은 곳에 은혜가 더욱 넘치며, 나는 죄인 중에 괴수' 라고 했던 사도 바울의 말씀도 생각났습니다.

크고 많은 죄를 범할 수록 은혜가 더하여 지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공로로 자신의 죄가 얼마나 큰지, 자신이 얼마나 큰 죄인인지를 더 깊이 깨달을 수록, 더 큰 은혜를 주신다고 믿으며.. 이런 저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다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식사 중간에 지자매님이 이번 주 목요일에 막내 딸만 데리고, 두 달 반 동안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모인 분들에게 전했습니다. 대화 중간에 뜬금없이 저에게

 "언니, 언니가 이제 저 '책임'지세요~" 라는 말을 했습니다.

순간 여러 생각과 감정이 들어서 그냥 웃어 넘겼지만.. 마음 속에 

남았습니다.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했을까?..

최근에 개인적으로 또는 수요예배 시간에 은혜복음을 나눌 때마다, 제 나눔에 가장 집중하여 들어주며 반응해주고, 본인도 말씀을 가까이 하고 싶고, 하나님에 대해 알고싶다는 고백을 했던 지자매님이 집에 돌아와서도 많이 생각났습니다..


늦은 저녁 카톡으로 제 마음을 짧게 전했습니다. 

"우리 사랑하는 수연집사님~~

오늘도 우리 하나님의 자녀로서 찬양함으로 예배자로, 섬기는 자로   수고 많았어요~

매일 저는 제 안의 어둠이 올라오고, 그 죄성을 마주하여 좌절되고 낙망할 때가 참 많은 연약한 인간이어요... 그런 제 모습을 묵상하다 보면 사단만 좋아할 뿐, 다시 오뚝이처럼 말씀으로 일어납니다.

제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인 은혜 복음~ 오늘 말씀이에요..

너무 귀해요~~

수연집사님과 저를 책임지실  분~~

'오직 하나님께' 수연집사님 서진이 한국 여행과 모든 일정도 맡겨드리며, 선하신 하나님 구하고 맛 보는 축복 누립시다~(하트)"

답변이 왔습니다.

"(행복)고마워요 언니~~

언니덕에 항상 새로운 결단과 믿음의 도전을 얻어요 

오늘 저의 연약하고 부족한 모습을 많이 만났지만 하나님 은혜안에 바로 그런모습들을 버리려 노력합니다.

언니~문득 이런생각이 들었어요 티켓끊고 몇일동안 정신없이 보내면서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들을 체크하며 열심히 살고있는 날 발견하면서

몇주전 우울했던 나는 갈 시간이 다가오니 우울할 시간조차 없구나 하나님 나라를 갈때 우리도 이 여정과 다들것이 없겠구나 이세상에서 살면서 정신없이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들을 우선적으로 삼으며 열심히 사는 일이 벌써 치유받은 삶이고 감사의 삶이겠다 깨달았네요 

언니~~고마워요 잘 다녀올끼요~~(뽀뽀)"


이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 하나님께 기쁨으로 감사 드릴 수 있는 것은, 비록 사단의 공격에 잠시 넘어질지언정, 예전과 같이 칼과 방패의 저주 아래 제 자신을 놓지 않으며, 바로 일어나, 스톱을 선포하고 (창1장), 예수님의 십자가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 때문입니다.

저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자매님을 쓰담으며 안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껄끄러운 상황에서 불편한 마음을 누르고 먼저 다가가서 진짜 속 마음을 내 보인 적도 없습니다. 지자매님도 그런 상황에 본인이 부끄럽다며 고백한 적이 없습니다.

저와 지자매님의 연약한 모습을 나눔은.. 저와 지자매님의 관계 속에서 일하시고 아름다운 관계로 인도해 주신 오직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기 위함입니다. 

크로노스 시간에서, 저와 지자매님의 모습은 아주 아주 느리게 은혜의 복음을 접하며, 알아가고, 변화하는 듯 느껴지지만, 영원에 계시는 하나님께서는 "지금이" (헬:눈) ㅎㅎ  은혜 받을 때이며, 구원 받을 때 라고 하십니다.  언제든지, 어느 누구와 어떠한 사소한 일을 겪든, 그 안에서 구원자되신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한다면 그것이 가장 큰 축복임을 고백하며.

샬롬입니다~♡

전체 0

전체 2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2
추석 떡
HeartChurch | 2021.09.25 | 추천 0 | 조회 74
HeartChurch 2021.09.25 0 74
1
은혜의 복음 중심의 말씀과 찬양
HeartChurch | 2021.09.19 | 추천 0 | 조회 93
HeartChurch 2021.09.19 0 93